비행시간은 대략 13시간. 예정보다 30분~1시간 늦었어.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 7월 1일 오전 11시에 출발했는데, 미국에 도착했더니 7월 1일 오전 12시였어. 그러니까 비행기에서 13시간을 보내고 또 하루를 시작해야 했어. 비행기에서 좀 자기는 했어도, 시차 적응하는 게 쉽지 않더라구. 지금에서야 여기는 밤 10시 반을 넘어가고 있어. 정말 긴 하루였지. 반대로 한국에 갈 때는 하루가 그냥 넘어가는 거지.
 
비행기에서는 원이형과 금이랑 같이 앉았어. 좌석 앞에 스크린이 붙어 있는데 영화, 뉴스, 드라마도 볼 수 있고, 테트리스같은 게임도 할 수 있더라구. 처음에는 마냥 신기해서, 다큐도 두 편이나 봤어. 하나는 시베리아에서 새끼 매머드 미라가 발견되어서 그 DNA를 분석하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다큐였어. 시베리아 동토층에서 매머드는 많이 발견이 되었는데, 이번처럼 새끼가 거의 온전한 형체를 유지한 채로 발견된 경우는 처음이래. 근데 동토층에서 거의 건조가 되어서 DNA를 추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가봐. 갑자기 '신의 지문'에서 알래스카에 가면 매머드 스테이크를 판다는 얘기가 생각나더라구. 다큐에서는 몸체가 말라서 DNA 추출도 어려웠던 매머드가 '신의 지문'에서는 스테이크로 만들어질 수 있다니! '신의 지문'에 대한 신뢰도가 좌아악 내려갔어.

다른 한 편은 '지구온난화의 진실'(?)이던가? 암튼 제목만 봐도 '이 다큐는 미국 지원 하에 CO2와 지구온난화의 관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다큐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호기심이 발동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푹 빠져서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저 말을 다 듣고 어떻게 나름대로 해석하고 싶어서, 끝까지 다 보게 되었어. 왜 그런 말을 들었었잖아? 이산화탄소와 지구온난화의 관련성에 반대하는 과학자가 전세계에 6명 있다구, 그 중에서 5명은 미국 학자라구. 근데 다큐에서 보면 꼭 그렇지는 않더라구. 런던대 교수, MIT 교수, 그린피스 공동 창립자, 영국 기자, 미국 ?대 교수, 북유럽 중 어떤 나라 과학자 등이 나와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반박했어. 첫째,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활동으로 나타나는 이상기온현상이 아니다. 둘째, 더군다나 CO2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셋째, CO2로 인한 지구온난화 가설은 과학이 아니라 과학이 빠진 정치적인 행위일 뿐이다.

내가 이해한 다큐의 내용을 들려줄게. 먼저, 이 다큐는 시작하면서, 지구의 기온 상승이라는 것이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님을 환기시켜주고 있어. 빙하기와 간빙기, 그리고 17세기의 소빙기를 예로 들면서 말이야. 나아가 지구의 기온이 상승했을때 인류의 문명은 더욱 찬란하고 발전했다는 인터뷰가 나오기도 해. 중세 시대에 찬란한 문화를 이룩했던 것은 기온의 영향이었다나. 기온이 따뜻하면 기온이 추울 때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기는 했지. 유럽이나 조선의 경우에는 말이야. 서울대 이태진 교수의 외계충격설도 이런 논지거든. 18세기 조선의 삼정문란의 배경에는 냉해와 가뭄 등의 소빙기적 현상이 있었다는 거지. 그러면서, 동시대의 예로 유럽의 연구성과를 보여주기도 해. 그러나 너도 느끼다시피, 이런 정도의 설명으로 기온 상승이 아무 문제도 아니고 인류 문명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발언을 하다니! 얼마나 유럽 중심적인지!!

다음으로는 정말 CO2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끼친다면 산업화의 추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야 할텐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 산업화의 추이는 -시기가 정확히 맞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1945년 이후 오일쇼크기까지 상승, 그 이후 침체, 다시 상승을 반복하는 반면, CO2는 점진적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여기에 한 가지 근거를 더 댄다면, 과거의 기온 상승에도 CO2가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거야. 과거의 기온과 CO2 농도는 빙핵(역시 정확한 용어인지 모르겠네)-빙하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서 땅 속 빙하를 채취-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오히려 CO2상승은 기온 상승의 결과로 보이는 그래프가 그려졌어. 어느 시기에 기온이 상승하면 500년 후에 CO2농도가 상승하는 식이지. 여기에 대하여 평을 한 번 하자면, 정확히 그래프의 범례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어. 기온과 농도는 별개의 단위를 사용하는데, 각각의 수치를 어떻게 잡고 그리는지에 따라 상관성이 있어 보이기도 하고, 없어 보이기도 하잖아.

다시 다큐 얘기로 돌아가면, 그럼 왜 CO2농도는 기온 상승 뒤 5백년 뒤에 상승하는 걸까? 다큐에 나오는 기후학자들은-기자 한 명만 빼고 다 기후학자- 대기 중의 CO2농도를 결정짓는 것은 바다의 역할이라고 말해. 바다가 대기와 CO2를 교환하는데-이건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얘기라는 걸 강조해- 바다 기온 상승으로 CO2를 방출하는 것이지. 마치 가장 뜨거운 시각이 12시가 아니라 2시인 것처럼, 바다는 워낙 넓고 거대하기 때문에 서서히 데워져서 가장 뜨거워진 때가 5백년 뒤라는 것이지.
이어서, CO2는 대기 중의 0.054%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기후를 좌지우지할 기체가 아니라는 거야.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가 그러한 역할을 하는지 의문인데, 온실가스보다는 수증기가 더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

기온을 올라가게 만드는 주범은 보다 거대한 에너지래. 바로 태양 에너지이지. 태양의 흑점은 태양 자기장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것이야. 미국의 한 기후학자인데, 태양에너지를 주 모델로 하여 날씨를 예측했더니 기상청보다 더 정확하더래. 날씨에 대한 도박이 있는데, 계속 돈을 벌었다나? 암튼 기후모델에 태양을 가장 중점적인 요인으로 도입하면서 현재의 지구온난화 기후 모델보다 예측성이 좋대. 과거의 사람들은 흑점을 보고 날씨를 예측하고는 했는데, 태양의 흑점과 기후를 그래프에 그려보면, 매우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오는 거야. 위에서 다루었던 1900년 시기에도 CO2농도는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반면, 흑점의 활동은 산업화의 추이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어. 흑점에 대한 과거의 기록을 참고삼아 과거 기록 역시 그려보면, 매우 비슷한 그래프가 그려지더라구.
두 가지 근거인 흑점과 기온의 상관 관계, 그리고 빙핵 자료에 대한 해명이 어떤지 궁금해지더라구.

그리고 다큐 속의 과학자들은 현재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자들의 지지는 과학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연구비를 타내기 위한 활동이라는 거야. 그럼 CO2상승으로 인한 지구온난화가설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볼까? 1960년대인가, 70년대에 영국에서는 BBC 등이 그 때 빈발했던 허리케인, 가뭄 등 자연재해를 근거로 지구가 빙하기 시대로 가고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기 시작했어. 지구가 추워지고 있다는 공포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영국의 한 기후학자가 인간의 산업활동으로 나오는 CO2농도가 상승하면서 지구를 어느 정도 따뜻하게 해줄지도 모른다는 것을 방송에서 말했어. 그것이 마가릿 쌔처가-영국에서는 쌔처라고 부른대- 이용하기 시작했대. 무슨 말이냐 하면, 그때 영국에서는 광부의 파업으로 정권이 물러난 경험이 있는데 그 후 정권을 잡은 쌔처는 광부의 힘을 적절히 제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산업활동으로 CO2농도가 짙어지는 것을 옹호하고 그러한 연구활동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거야. 이 연결고리가 잘 기억이 안 나네. 볼 때는 매우 그럴듯한 설명이었는데, 벌써 24시간이 지난 지라^^;; 그 후 소련 붕괴 후 방향을 잃은 좌파들이 환경 운동을 통해 반자본주의를 견지하면서 이것을 갖다 썼다는 것이지. 요 부분은 패스~

이 사람들은 지구온난화를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어. 예전에도 북극 얼음이 다 녹았던 적도 있었다고 해. 바닷물이 팽창하는 것은 바닷물의 열팽창때문인 거지, 빙하가 녹아서 그런 것은 아니래.
이 다큐에서 나오는 과학자를 설명할 때 이러이러한 연구업적으로 무슨 상을 받았고 어디에서 일하고 있고를 통해 매우 권위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해. 이것은 지배적인 담론에 저항할 때 나타나는 방식이기는 하지. 암튼 역시 권위적인 모기학자가 나와서 모기는 열대적인 동물이 아니고, 심지어는 북극에도 살기 때문에 온난화로 인해서 말라리라 활동 지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 하지만 이런 설명 역시 불편한데,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다 녹아서 아프리카의 동물들과 원주민들이 물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을 단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해버리는 것은 얼마나 또 유럽중심적인지!

이 다큐에 따르면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온난화 모델은 왜 계속 과학자들에 의해 지지받는가? 간단해. 지구온난화에 대한 연구, 온난화에 대한 대응으로 나타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등 이것 자체가 엄청난 시장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지. 이제 연구비를 타 내기 위해서는 '야생고양이의 번식 양상'을 주제로 제출하면 안 되고, '지구온난화와 야생고양이의 번식 양상과의 관계'로 제출해야 된다는 거야. 지구온난화 모델이 권력이 되어 버렸다니! 이미 이 시점에서는 CO2와 지구온난화의 상관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다큐에 빨려들 수밖에 없더군.

이런 지구온난화 모델이 가장 부정적인 효과는 저개발국가의 발전을 부정한다는 거야. 환경운동가들은 아프리카에서도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만을 써야한다고 말한다는 거지. 전 그리피스 공동 창립자가 나와서 말하길,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우월할 이유는 없지만 인간을 다른 동물 이하로 대접할 이유 또한 없지 않느냐고 말하면서 환경운동가들의 그러한 주장이 저개발국가에서 기아와 가난을 벗어나는 것을 방해한다고 말하고 있어. 그때는 한 50% 공감했는데,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해져서 그런가 한 20% 공감되네. 나는 저개발국가의 기아와 가난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하는 데에 산업발전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따져보는 게 우선 필요한 것 같아.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장 지글러에 따르면, 기아의 이유는 저개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제도, 전쟁, 세계무역시장, 부패한 관료 등에 있거든. 또한 어느 정도의 산업 개발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를 쓰는 것이 에너지 수요를 100% 충족할 수 없을 때 굳이 확석연료의 사용 금지를 말하고 싶지는 않아. 당장 한국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말자고 하지 않는 것처럼. 그것이 가능하지 않고 말야. 마찬가지로 화석연료에 대한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간과한 근대화 모델을 저개발국가에 따르라고 하는 것도 무책임한 짓이지. 나와 마찬가지로 환경운동가들이 저개발국가에 가지고 있는 견해가 그리 경직되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몇몇 부분에서, 그리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많은 다큐 중 유독 이 다큐가 대한항공에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다큐 또한 그 자신이 비판하는 '정치성'에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래도 이 다큐가 제시하는 반박의 증거들-빙핵과 흑점-에 대해서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 내가 믿고 있고, 그래서 운동하는 것들이 잘못된 신념에 기인한 것이라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말야.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좀더 공부하고 싶어. 나한테도 CO2농도 상승, 지구 온난화는 너무 당연한 얘기라서 그에 관한 책은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네. 갑자기 부끄러워졌네.ㅎㅎ

할 얘기 더 많아. 기내에서 겪었던 일회용품 애기, 미국 도착해서 입국 심사에서 걸렸던 경험, 하숙집 아주머니에 대한 인상 등 말이야. 이건 오늘밤에 다시 보낼게. 빨리 소식의 얼마라도 전하고 싶어. 소래와 타래는 나 없는 생활에 잘 적응하는지, 테츠씨 혼자 생식은 잘 만들었는지-왠지 아직 안 만들었을 것 같아. 그리고 그건 문제는 아닌듯- 암튼 기회가 되면 통화할게~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http://peacecat.kr/trackback/39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시바 2008/07/03 1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 내용. 하지만 가독성이... -.-;

    • BlogIcon 테츠 2008/07/05 15: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소마가 의도한 건 한겨레결체인데 왜 난 컴퓨터마다 다르게 보일까. 가독성이 좀 괜찮아졌소?

  2. 소마 2008/07/31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 올 때 다시 한 번 봤는데, 제목이 The Great Global Warming Swindle 더라구. 나름 인터넷의 몇몇 공간에서 논쟁이 있었던 다큐멘터리네. 영국 BBC에서 작년 3월 정도에 방영한 것 같아. 서점에 이에 대한 두꺼운 책도 나와 있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