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카메라가 다섯 대나 있다. 사진을 그렇게 많이 찍는 편도 아닌데, 욕심은 많아서 주섬주섬 모으다 보니 다섯 대나 되었다. 디카 한 대는 공동 소유이긴 하지만.
처음에는 집회나 투쟁 현장에서 '과격한' 모습이 아닌 '재미있는' 사진을 찍고 싶었다. 전경과 싸우는 모습, 팔뚝질하는 모습,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은 나 말고도 찍을 사람도 많고, 사람들은 그런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다. 뭔가 내 사진을 보고 사람들 발길을 멈추게 하고 싶고, 그 순간 사진으로부터 사진 속의 사람 또는 장소로부터 감흥을 받게 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게을러서, 지금은 잘 안 나가서 찍지를 못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을 찍을 자신도 없다. 가끔 네이버 메인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고 감탄해마지 않는다. 사진 전시를 보면 더 찍어보고, 더 공부해보고도 싶지만. 이상하게도 카메라에는 그렇게 단단히 미쳐지지가 않는다.
카메라를 사고 필름을 30통 정도 찍은 것 같다. 찍을수록 부족함을 느낀다. 이 사진도... 음.. 사실 평가를 잘 못 내리겠다. 어딘지 2% 부족한 듯도 싶고, 이상하게 눈길을 끄는 것 같기도 하고. 노출에 실패한 것 같기도 하고.
읽어야할 책에서 눈을 떼고, 잠시 도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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