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는 눈이 참 많이도 내렸습니다. 마침 내린 눈을 핑계로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작년 명절도 이 핑계, 저 핑계로 안 내려갔지요. 친척들 잔뜩 모여 있을 때, 군대 문제로 시달리는 게 고역입니다. 명절 피해서 부모님 뵙는 것도 비슷하지만 말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다른 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며칠 전에 문득 두유가 마시고 싶어서 생협에서 흰 콩 500g을 주문해서, 하룻밤 동안 불려놨습니다. 아침에 인터넷에서 '두유 만들기'를 검색하다가 '두부 만들기' 레시피가 쉬워 보여서, 변덕을 부려 두부를 만들어 봤습니다.
재료
흰 콩 약 400g: 두부 한 모 반 정도
염촛물(물 약 350ml+소금 두 큰술+식초 두 큰술): 이렇게 넣으면 좀 짬. 소금은 한 큰술 이하로. 식초는 산도 10% 기준입니다.
물(흰 콩의 두 배 정도)
들기름 두 큰술: 아무 기름이나 다 됨. 안 넣어도 상관없음.
재료에 대해서
흰 콩 약 400g으로 두부를 만들면 두 사람의 한 끼 분량으로는 많습니다. 테츠가 조금 먹어서 배터지게 먹기도 했지만, 한 끼 분으로는 250g 정도를 추천합니다. 하지만 두부 만드는 노력을 생각하면 500g정도 만들어서 두 번에 나누어서 먹는 것도 좋겠습니다. 단 나중에 먹는 두부는 따뜻하지 않은 상태에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바로 먹는 두부보다는 맛이 조금 떨어지겠죠. 저 같으면 500g를 한 번에 만들어서 따뜻할 때, 김치에 푹 싸서 배부르게 먹고 싶네요. ^^;; 먹는 양을 줄이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잘 안 되네요.
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간단합니다.
1) 불린 콩을 갈아서 콩물을 만들고
2) 콩물을 한 번 끓이고
3) 간수를 첨가하여 두부 알갱이를 만들고
4) 누름판에 눌러서 두부를 만듭니다.
간수는 바닷물에서 소금을 뺀 물입니다. 보통 소금을 제조할 때 얻습니다. 간수의 성분은 염화마그네슘이 15∼19%, 황산마그네슘이 6∼9%, 염화칼륨이 2∼4%, 염화나트륨이 2∼6%, 브롬화마그네슘이 0.2∼0.4%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끓인 콩물에 간수를 넣으면 콩물 안의 단백질 성분(glycinin)이 간수와 반응하여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 두부를 대량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첫째, 콩물을 끓일 때 발생하는 거품의 문제점입니다. 거품을 걷어내줘야 콩물의 열이 잘 전달되어 두부의 품질이 좋아진다는데, 대량생산에서는 일일이 거품을 걷어내주기 힘들기에 소포제를 첨가합니다.
둘째, 천연 간수는 바다의 중금속 오염으로 식품으로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응고제가 필요한데 염화마그네슘, 황산칼슘, GDL, 밀키마그네슘 등이 쓰입니다. 1980년대 초 시판 두부가 개발되기 전의 판두부는 황산칼슘을 응고제로 썼다고 합니다. 그 후 염화마그네슘에 식물성 유지와 유화제를 첨가하여 유화응고제를 만들고, 유화제가 첨가된 소포제를 개발하면서 슈퍼에서 살 수 있는 대량생산 두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때 유화제는 콩국이 급속하게 굳는 것을 방지하여 두부의 성형성을 좋게 하고, 단백질 성분의 응고율을 높입니다.
요리에 서툰 제가 콩과 소금, 식초만으로 두부 한 모 반 정도를 만드는 데 두 시간 걸렸습니다. 이것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첨가제들이 들어가야 되지요. 이 첨가제들의 안전성이 어떨는지 알 수 없네요. CJ나 풀무원은 기본적으로 자사의 소포제나 유화제, 응고제가 모두 식약청 기준에 맞는 안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소포제와 유화제가 없고 응고제도 염화마그네슘 등 한 종류만 쓰거나 해양심층수를 정제하여 이용하는 방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해양심층수(CJ, 풀무원)나 천연티벳간수(풀무원)는 웃기지도 않습니다. 두부 하나 먹으려고 탄소발자국을 늘리는 선택을 해야 합니까?? 풀무원의 유기농 중국산 콩은 개그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풀무원의 유기농 쇼핑몰인 올가도 수입산 유기농제품들이 넘치는 것을 보면 풀무원의 유기농은 소비자 중심적, 기업 중심적인 사고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CJ도 똑같습니다.)
응고제로 염화마그네슘은 어떨까요??
응고제가 있어야 두부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것은 유화제나 소포제와 달리 필수 성분입니다. 그런데 응고제라는 것이 염기로 콩물의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간수가 콩 뿐만 아니라 인체에 들어가서도 혈액을 응고시키기 때문에 몸에 좋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천연간수는 바닷물 오염으로 비소가 검출되기도 하여 대체가 불가피합니다. 바닷물을 오염시켜 그 바닷물을 사용하지 못한다니 참 안타깝습니다.
그러면 간수와 염화마그네슘 혹은 다른 응고제는 동등한 걸까요?? 이에 대한 대답은 아직 유보적입니다. 재래적인 방법으로 만든 장의 아미노산과 인공적으로 만든 아미노산은, 현재 과학 수준에서는 같은 분자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게 동등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증명할 수는 없지만 다른 차원의 과학에서는 두 아미노산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지 않을까요?? 설혹 염화마그네슘이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이 아니라 바닷물을 정제하여 얻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간수와 동일한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정제하여 얻은 염화마그네슘이 더 훌륭할 수도 있겠죠.
염화마그네슘은 그것이 간수의 주성분이라는 점에서 그래도 가장 나은 선택지라고 생각됩니다.(물론 성분뿐만 아니라 콩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이득, 순환가능한 농업의 지속 등을 고려하면 여러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생협 두부가 가장 나은 선택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그래도 식초를 이용하여 두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입니다. 집에서 간단히 염촛물을 이용하면, 위의 안전성 논란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겠죠.
그런데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두부를 만들고 남은 콩물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전 부칠 때도 쓰고 국수 국물로도 쓰기도 했지만, 처리하는 게 쉽지 않더군요. 불린 콩에 두세 배 정도 물을 부어서 끓이고 믹서에 갈아서 만드는 두유가 낭비 없이 콩 전체를 섭취하는 것에 비하면, 두부는 품도 많이 들고 손실량도 꽤 됩니다.
그래서 결론은.. 두부는 가끔씩 먹자.. 귀찮지 않으면 만들어 먹자.. 두부 만드는 과정에서 물을 되도록 줄이고, 남은 콩물은 이래저래 다 쓰자.. 다 귀찮으면 두유를 마시자! 입니다.^^
-두부 만들기-
1. 흰 콩을 8시간 이상 불립니다. 넉넉히 하룻밤 정도 불려줍니다.
2. 믹서기나 녹즙기를 이용하여 갈아줍니다. (사진 옆 쪽에 보이는 검은 물체는 소래 등입니다.) 이 때 물은 콩의 두 배 정도 넣으면 적당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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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천을 이용해서 믹서기에 간 콩물을 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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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왼쪽에 남은 것은 콩물입니다. 오른쪽에 남은 것은 콩 찌꺼기, 비지입니다. 이 비지로는 비지찌개를 하거나 비지전을 해 먹으면 맛있습니다.
비지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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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콩물을 중불에서 끓여줍니다. 이 때 들기름을 넣어주면 거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안 넣어도 상관없는 것 같네요. 바닥에 눌러붙지 않도록 천천히 저어줍니다. 콩물은 한 번 끓을 때 화악 하고 거품이 올라와서 넘치니 주의해서 지켜보세요. 한 번 끓으면 불을 꺼 줍니다.
6. 응고가 잘 되는 온도가 70도라고 합니다. 염촛물도 이 때 넣어야 좋겠죠? 그런데 저는 그냥 바로 넣었습니다. 그래도 두부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신뢰할만한 분의 레시피에서는 5분 정도 식히라고 하네요. 아주 뜨거운 것만 피해서 염촛물을 붓고 슥슥 저어주세요.
7. 염촛물의 소금은 간을 위해서 넣는 거라고 합니다. 저는 두 큰술이라고 해서 2Ts를 넣었더니, 많이 짜서 먹기 조금 괴로웠습니다. 소금은 적게 넣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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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0분 정도 놔두세요.
9. 두부틀에 천을 깔고 덮고, 그 위에 무거운 것을 올려둡니다. 저는 두부틀이 없어서 찜솥에 찜기를 넣고 천을 깔고, 그 위에 콩물을 붓고 냄비를 올려놨습니다.

10. 20분 정도 지나면 부드러운 두부 완성! 부침용 두부는 두 시간 정도 눌러줘야 한대요.
지름 약 20cm짜리 두부 완성이요. 따뜻하니 김치 싸 먹으면 밥이 술술 넘어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