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이용하고 있던 두레생협 총회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처음 총회에 참석하고, 올해 두 번째네요. 가까운 곳인데도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30분 정도 늦고 말았습니다. 총회에 참석하면 소정의 선물을 주느라 번호표를 나눠주는데, 제 번호표가 60번이었습니다.

총회 참석인원이 60명이라니! 작년에도 64명뿐이었지요.
보고를 들어보니, 작년에만 1000여명이 가입을 했더라고요. 예년 같았으면 조합 하나를 만들었을 조합원이라네요. 그래도 여전히 총회 참석인원은 정족수를 간신히 채웠으니 정말 지못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생협 감사위원은 감사 보고에 이어 생협의 양적 성장에 우려를 보냈습니다. 생협의 내실있는 성장에 힘입은 조합원 가입이 아니라 먹거리 위험 등의 외적 환경으로 가입이 늘어난 것이 걱정스럽다고요.

2009년 계획에 있어 무엇보다도 신입조합원과의 소통과 교류가 강조된 것도 같은 맥락인 듯합니다. 신입조합원 환영회도 연4회 개최하고, 생산지 견학에 있어 신입조합원에게 우선권을 주는 등의 조치가 이어졌습니다.

저도 생협을 이용하다 보면 가끔 생협을 안전한 먹을거리가 '마트보다 싼 매장' 정도로만 생각하는 조합원들을 보게 됩니다. 한살림 조합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조합원 교육을 한 번 받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노력과 시간이 들더라도 필요한 절차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두레생협에서 기획하고 있는 '돌봄 두레'가 기대됩니다. '돌봄 두레'는 쉽게 말해 전통사회에서 존재하던 품앗이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장례식, 결혼식의 거창한 행사뿐만 아니라 소소한 일거리들, 즉 음식만들기, 잠시 몸 불편한 사람 수발, 말벗, 동물 산책 혹은 보살핌 등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거지요. 품앗이처럼 한 번은 내가 도와주고, 또 한 번은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런 도움이 현대에는 민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화폐를 통해 구매하거나, 아니면 국가의 지원을 받아 해결됩니다. 이에 비해 생협과 같은 공동체를 통한 품앗이는 돈이 들지 않을뿐더러, 국가의 지원처럼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또한 품앗이는 몰랐던 사람들을 알게 해주고, 친밀하게 해줍니다. 고양이 보묘나 탁묘가 가능한 조합원이 있어 내가 대신 해주고, 곰팡이 핀 우리 집 벽지(ㅠ.ㅠ)를 갈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작년에 처음 이런 구상을 들었을 때는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건 제가 생협을 생산자-소비자 직거래를 통한 생태농업의 지속이라는 측면에서 좁게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생협의 문제의식은 그것을 포함하여 조합원들 간의 상호부조, 그리고 그것을 통해 조합원들의 소통과 교류를 증진시켜 민주주의를 활성화하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생활에서 시작되는 정치의 활성화. 여러 측면에서 쉽지 않은 걸림돌이 존재하겠지만, 생협의 성장을 바라보면서 참여하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일 것 같습니다.

오늘 총회에 참석한 사람 중에 남성 조합원은 저 혼자더군요. 작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총회에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또한 조합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를 바라지만 여성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사과 3kg를 출석 선물로 받아왔습니다. 기회가 되는 대로 조금씩 나눠 먹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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